위대한 왕

저자
니콜라이 바이코프 지음
출판사
아모르문디 | 2014-04-20 출간
카테고리
소설
책소개
세계 동물문학의 고전 [위대한 왕] 개정판 출간 다양한 언어권의...
가격비교

 이 소설은 청소년 문학이나 아동 문학으로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. 그러나 문면 전반에 드리워진 철학적 사유나 허무주의, 반문명적 사유는 나이 어린 독자들이 쉽게 느끼기 어려운 감성이 아닐까. 시튼의 동물기나 여타 다른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들과 이 소설은 명백히 다르다. 일단 왕은 자연스럽게 식인을 하는 맹수이며, 문명권인 인간(러시아 개척자)과 충돌하고 패배하지만 그럼에도 왕은 왕으로 그려진다. 그 호랑이를 의인화하지 않고, 인간의 윤리로 측정하지 않는다. 그런 점에서 니체의 향기가 난다.

 주인공인 왕보다도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삶은 더 드라마틱했다. 만주의 백계 러시아인이 보낸 20세기 전반기는 참으로 기구했을 것이다. 정치도, 일상도 만족스럽지 못했을 때 인간은 비로소 현실의 쓰라림에 정을 끊고 탈인간하여 다른 세계를 본다. 바이코프가 왕이라고 불리는 신령스러운 호랑이에 빙의하고 싶었던 간절한 창작 동기는 명백히 불행하고 불안정했던 시대상의 반영일지도 모른다.

 

 이 짧은 소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게 완결된 일대기가 되겠지만, 소재와 그 소재를 다루는 방식의 특성 상 좀더 생생하게 공백을 채우고 싶다는 욕망이 든다. 다소 서툴지만 솔직 담백한 삽화들에 몇 번씩 눈길이 머물지만, 21세기를 사는 독자들은 다른 도움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. 2003년에 발표된 EBS의 2부작 다큐 "밀림이야기" (1부 "시베리아 호랑이 3대의 죽음", 2부 "침묵의 추적자들")는 사실상 50년 뒤 다시 찾아본 바이코프적인 호랑이 관찰기[각주:1]이다. 화자의 시점만 바뀌었을뿐, "위대한 왕"에 깃든 사유와 감성이 이 다큐멘터리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.


 그 다큐멘터리도 이제 10년 전, 제작시기로 따지면 15년 전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. 극동의 시베리아 호랑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고 있을까. 

  1. 다큐멘터리 중에는 바이코프의 "위대한 왕"에 소개된 민속지가 다시 나오기도 한다. 호랑이를 애니미즘의 신령으로 보고 죄인 처벌을 맡기는 것이 그러한 예다. [본문으로]

'書癡癖 - 책 > 800 문학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위대한 왕  (0) 2014.08.06
꿈을 걷다 - 2009 경계문학 베스트 컬렉션  (0) 2010.08.06
포스트 캡틴 - 오브리 & 머튜린 시리즈 2편  (0) 2010.06.18
마군자  (0) 2010.06.02
경이감  (0) 2010.04.10
말벌공장  (0) 2010.03.21
Posted by 말을 조심하는 措大
TAG ,

댓글을 달아 주세요